어제 술 마셨는데 오늘 음주운전?!




기분 좋게 술 마신 다음 날, 별생각 없이 운전대를 잡았다가 '음주운전자' 됐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단속된 운전자들은 대부분 잠을 푹 자고 일어나 술이 당연히 다 깼을 것이라 생각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적발되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안타깝게도 법은 '상황'을 봐주지 않는다. 단지 혈중알코올농도에 의존하여 음주운전을 가려내는 것일 뿐. 경찰청 통계에 다르면 최근 4년간 출근 시간대인 오전 6~10시 사이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운전자는 약 5만 9천여 명이며, 이 가운데 '숙취 운전'으로 인한 비율은 무려 4%나 되었다고 한다. 이는 하루 평균 41명이나 되는 수치. 나도 모르는 새에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범법자가 되고 싶지 않다면, 아래에 이어지는 정보에 주목해보자.



술 덜 깬 상태로 운전하면 '숙취운전'


                                                                            좌: 배우 안재욱, 우: 야구선수 박한이


음주 다음 날 술이 덜 깬 상태로 운전하는 것을 "숙취운전"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전날의 취기가 아직 몸에 남은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는 뜻이다. 체내의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상태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기 때문에 온전한 정신 상태로 운전을 한다고 볼 수 없고, 때문에 큰 위험을 초래한다. '숙취운전'이라는 개념이 생소하기 때문일까, 오전에 무심코 운전대를 잡았다가 음주운전에 적발된 스타들도 적지 않다. 배우 안재욱은 지난 2월, 지방에서 있었던 공연을 마치고 술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 서울로 향하던 중 음주단속에 적발되었다. 당시 안재욱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무려 '면허 정지' 처분에 해당하는 수준. 불과 몇 주 전 삼성라이온즈 소속의 프로야구선수 박한이도 숙취운전으로 인한 음주운전에 적발되었다. 골목에서 우회전을 하던 중 근처에 정차 된 승용차를 박아 접촉사고를 냈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도착한 경찰이 박한이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자, 역시 '면허 정지' 수준의 농도가 나온 것이다. 안재욱과 박한이는 각각 숙취운전의 여파로 인해 출연하던 공연에서 하차하고, 스스로 선수 은퇴를 결심하는 등 큰 책임을 지게 되었다.



숙취의 원인은 뭘까?

아세트알데히드의 분자구조


우리가 섭취하는 술은 알코올의 한 종류인 에틸알코올이다. 일반적으로 술을 마시면 우리 몸에 흡수된 에틸알코올은 알코올 탈수소효소인 ADH(Alcohol Dehydrogenase)에 의해서 산화되어 아세트알데히드가 된다. 이후 아세트알데히드는 다시 또 다른 효소인 ALDH(Acetaldehyde Dehydrogenase)에 의해 아세트산과 물로 분해되는데, 이때 미처 다 분해되지 못하고 남은 아세트알데히드가 우리 몸에 축척되어 독성을 내뿜게 된다. 쉽게 말해,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아세트알데히드가 두통과 메스꺼움 등을 유발하는 숙취의 주된 원인인 것이다. 흔히 우리가 '술이 깬다'라고 말하는 것은 알코올이 체내에서 알코올 대사를 통해 산화, 배출되는 것을 말하는데 이 알코올의 잔해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몸속에 남아있으니 술이 깨질 않는 것이다. 성별, 몸무게 차이 등 여러 가지 요소로 인해 사람마다 ADH의 활성도가 다르기 때문에 숙취의 정도나 숙취가 사라지기까지의 시간에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술 마신 다음날, 언제부터 운전대 잡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언제부터 운전대를 잡아야 '안전 운전'이 가능한 걸까? 술을 마신 후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데, 이 시간을 대략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공식이 있다. 정식 명칭 '위드마크 공식'으로 불리는 이 공식은 마신 술의 양, 도수, 체중, 성별 등을 고려하여 혈중알코올 농도를 역추적할 수 있는 계산법이다. 음주를 한 사람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평균적으로 시간당 0.0015%씩 감소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음주 상태를 추정하는 이 공식을 이용하면, 체중 70kg인 남성이 알코올 도수 19%인 소주 한 병을 마셨을 때 완전히 술이 깨기까지 평균적으로 4시간 6분 정도가 소요된다. 그러나 이 결과는 절대적으로 평균에 의존한 계산법일 뿐, 사람마다 개인차가 크게 존재하기 때문에 절대값이라고 볼 수 없다. 전문가들은 전날 늦게까지 과음을 했다면 다음날에는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꼭 운전을 해야 한다면 최소한 열 시간 이상의 휴식을 취하라고 입을 모았다.



'숙취운전'도 음주운전! 반드시 경각심 가져야






한국인의 숙취운전에 대한 경각심은 낮은 편이다. 평균적으로 숙취운전자는 맑은 정신의 운전자보다 평균적으로 시속 16km 더 빨리 달렸으며, 차선을 벗어나는 경우가 4배, 교통신호 위반은 2배 더 많다는 영국의 연구 결과가 있다. '별일 없겠지'라고 생각하며 운전대를 잡았다가 교통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아주 높다는 뜻이다. 사실상 숙취운전은 음주운전과 동일한 범법행위이므로 단속에 걸린다면 음주운전과 마찬가지로 혈중 알코올 농도와 상습 정도에 따라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기분 좋게 들이킨 술 한 잔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소중한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언제나 명심하며 술을 마신 다음날에는 가급적이면 운전대를 잡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출처 : http://www.daily.co.kr/life3130175924#life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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