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연인이나 결혼으로 맺어진 파트너가 술을 마시고 전화를 걸어와 하는 말도 단순한 주사가 아니라 뭔가 진심이 배어 있는 것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술을 마시면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도 섹시하게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이 말은 정말 속설일까 정설일까사랑과 알코올은 대체 어떤 관계가 있을까알코올은 실제로 사랑을 촉매하거나 도와주는 요소일까이 명제는 사람들이 모두 궁금해 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다비어 고글 효과Beer Goggle Effect에 관한 연구를 토대로 팩트체크를 하면서 탐구해보자.

먼저 알코올의 효과와 영향을 살펴보자. 그간 많은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은 심신의 작용을 둔화시키고 평온한 느낌을 갖도록 해주는 ‘진정제’ 역할을 하지만 습관적으로 과량 섭취하거나 남용할 경우 중독을 일으켜 약물의존 증상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약간의 술은 뇌를 진정시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작용을 하지만 과음할 경우에는 기억, 통제 기능 등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술을 마시면 뇌를 자극하여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쾌감을 느끼게 된다. 뇌의 판단회로에 문제가 생겨 자제력이 없어지고 평소에 억눌려 있던 감정이 분출된다. 이때 잠재된 성적 본능이나 공격성이 나타나기도 하며 주사를 부리기도 한다.

기억 회로가 끊겨 흔히 ‘필름이 끊겼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의학적으로 일시적 기억상실증이지만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알코올성 치매로 악화할 수 있다. 아울러 술을 마시면 운동회로도 약해져 신체의 조건반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몸을 비틀거리며 잘 가누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른바 인류가 술을 빚어낸 이후 나타난 부정할 수 없는 효과들이다.

술은 식품 가운데 역사가 가장 오래되었다고 한다. 수렵시대에는 머루, 포도 등이 자연 발효한 과실주가 애용되었다. 유목시대에는 가축(말)의 젖이 발효되어 아이락(마유주) 같은 젖술이 만들어졌다. 이집트 신화에 따르면 풍요의 여신 이시스의 남편인 오시리스가 곡물의 신에게 보리 맥주 제조법을 가르쳤다. 그리스 신화에는 디오니소스가 포도주를 발견한 뒤 이카리오스에게 포도주 제조법을 전수했고, 로마 신화에서는 바커스가 술을 전파해 각각 ‘술의 신’으로 추앙되었다.

역사가 유구한 술(알코올)은 적당량을 마시면 대인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생활의 윤활유나 촉매작용을 한다연인 관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바로 알코올의 순기능을 나타낸 심리효과가 비어 고글효과. 비어 고글 효과는 술을 마시면 이성인 상대방이 실제보다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거나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한다. 맥주를 마시면 운동할 때 쓰는 색안경인 고글goggle을 쓴것처럼 심리적 착시 효과가 나타난다는 데서 붙은 이름이다.

이 효과는 술을 마시는 사람이나 상대방에게나 서로의 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매우 유용한 메커니즘이다. 연구에 따르면 음주를 하면 매력적인 사람은 더 매력적으로 보이고, 덜 매력적인 사람도 보다 매력적으로 보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이는 알코올이 인간의 욕망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술을 마시면 알코올 성분이 체내에서 매우 좋은 기분을 갖게 하는 엔도르핀과 도파민 등 화학물질의 분비를 촉진하여 보다 매력적인 연인과 이성 상대를 찾게 하고 유쾌한 의식주 활동을 촉진하는 에너지이자 욕망으로 작용한다고 제시하였다.

우리는 왜 사랑에 빠지고 마는 걸까

저자 김정섭 지음, 이가을

출판 반니

발매 2019.01.21.

인간의 영원한 난제사랑의 방정식을 풀기 위해
심리학정신의학뇌과학을 넘나드는 로맨스 탐구서

사랑의 3단계론을 비롯해 단순 노출 효과, 핑크렌즈 효과, 비어 고글 효과, 사랑의 삼각형 이론까지, 5가지 이론을 바탕으로 우리가 사랑을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한다.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영화나 시 같은 예술 작품에서 예시를 곁들여 우리 삶에서 사랑 이론들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경험해볼 수 있게 돕는다.


출처 :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7674722&memberNo=25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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