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의 대가’ 오스카 니마이어가 건축
코발트색 바다 끝자락 절벽에 유선형의 조형물 올려놓은 듯

니테로이 현대미술관의 전경/사진=고영애
리우데자네이루는 브라질(1763~1960년)과 포르투갈 식민지(1808~1821년)의 옛 수도였으며, 세계 최대의 삼바 축제가 열리는 도시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해안 경관은 아주 아름답고 수려해 나폴리와 시드니에 비견되는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풍부한 문화유산과 유혹에 빠져들 장소들이 곳곳에 있다.

◇ 구아나바라만 등지고 작품 감상하는 특권 누릴 수 있어
니테로이 현대미술관은 거대한 바다를 품고 있었다. 바다를 안고 있는 조형적인 건축미가 압권이었다. 기능주의에서 벗어나 기하학적인 공간과 유선형의 조형 언어로 빚어진 니테로이 현대미술관의 아름다운 형상에 매료됐다.

니테로이 현대미술관 2층 전시장의 전경/사진=고영애
건축은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오스카 니마이어가 맡았다. 그는 ‘곡선의 대가’답게 코발트색의 드넓은 바다 끝자락의 절벽을 조각대로 해 하얀 유선형의 조형물을 절벽 위에 살포시 올려놓았다. 그 모습은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비행접시를 연상케 했다. 나선형의 계단과 한쪽으로만 고정된 보와 미술관 내부의 낮은 천장과의 공간 비례는 드넓은 바다의 지평선을 강조한 공간 구축으로 자신만의 건축적 언어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거대한 바다를 품은 니테로이 현대미술관의 기하학적 공간들은 마치 아름다운 바다와 자연의 소리를 내부로 옮겨놓은 듯 시적인 공간을 창출했다.

공중으로 떠 있는 진입로를 따라 올라가면 미술관 입구가 나온다. 1층은 운영 시설이 있었고, 전시 공간은 2층에 자리했다. 2층 갤러리에서 사방으로 펼쳐져 있는 구아나바라(Guanabara) 만의 풍경을 마주하며 작품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었던 평화로운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긴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코발트색 바다는 평화로웠고, 파란 바다 위를 수놓은 수백 마리의 갈매기 떼는 니테로이 현대미술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 브라질리아 도시계획안 세운 오스카 니바이어, 도시 전체를 통일된 유기체로

2층 전시장에는 여섯 개의 작은 전시장이 있었다. 내부의 둥그런 조명도 유선형의 건축물과 닮았다. 방문했을 땐 마침 브라질 작가들의 사진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브라질의 감성을 담은 공간과 브라질 작가의 작품들은 어우러져 마치 그 공간을 위해 준비된 것처럼 보였다. 아름다운 건축의 유선형 외형과 내부 조형미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일탈의 자족감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니테로이 현대미술관 2층 전시장의 전경/사진=고영애
브라질리아의 도시계획안을 세운 세계적인 건축가 오스카 니마이어의 건축물을 찾아다니는 동안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는 2012년에 106세로 타계했지만 104세까지도 왕성하게 현역에서 일했던 최장수 건축가였다. 오스카 니마이어는 브라질의 신수도 건설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당대 대통령인 주셀리노 쿠비체크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에 그 누구도 누릴 수 없는 행운을 갖게 되었다. 당시 브라질 정부는 해안 지역의 집중된 인구를 내륙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1956년부터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브라질리아로 수도를 옮기기 위한 작업을 준비했고, 이 신도시 계획을 오스카 니마이어가 실행했다. 20세기 근대건축의 거장 르코르뷔지에도 시샘을 했다고 하니, 모든 건축가에겐 부러움이고 염원일 것이다.

브라질리아는 불과 50년의 역사를 지닌 새롭게 탄생한 신도시다. 그런데도 1987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까지는 오스카 니마이어의 열정과 정열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앙고원의 초원 위에 그의 스승인 코스타와 함께 브라질의 수도를 자신의 계획안으로 마음껏 디자인하는 행운을 거머쥔 오스카 니마이어는 브라질 가는 곳마다 그의 작품을 남겼다.

대통령궁(위)과 브라질리아 대성당 내부(아래)/사진=고영애
그의 스승인 코스타가 비행기 모형을 연상시키는 도시계획안을 기획했고, 오스카 니마이어는 대통령궁을 비롯해 국회 의사당, 브라질리아 대성당 니테로이 대중극장 등 주요 건축물을 연이어 지었다. 그는 어떤 제약이나 장애물 없이 도시 전체를 통일된 유기체로 건설했다. 1988에는 세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미국 건축가 고든 분 샤프트와 함께 공동으로 수상했다. 오스카 니마이어는 “내 뿌리, 내가 태어난 나라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방식으로 즐거움을 주는 것을 고안해야 한다”며 자신의 정신세계를 보여 주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24/20180524027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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