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131, 지하 125... 미세먼지 피할 곳이 없다


[미세먼지 재앙… 마음껏 숨쉬고 싶다]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덮친 어제, 광화문 일대 조사해보니
카페·식당도 100㎍/㎥ 초과… '매우나쁨' 기준 훌쩍 넘어서


서울의 초미세 먼지(PM 2.5) 일평균 농도가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14일 광화문 일대는 실내·외를 막론하고 미세 먼지를 피할 곳이 없었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 먼지 농도는 127㎍/㎥을 기록해 2015년 공식 측정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종전의 역대 최고 기록은 지난해 3월 99㎍/㎥이었다. 이날 전국에서 초미세 먼지가 가장 심한 곳은 경기도 부천시(248㎍/㎥)였고, 서울에서는 강남구가 한때 188㎍/㎥까지 올랐다. 정부는 15일에도 수도권 비상 저감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사흘 연속 비상 저감 조치를 시행하는 것도 사상 처음이다.

14일 출근 시간대에 촬영한 광화문광장과 바로 아래의 광화문역 지하보도.
14일 출근 시간대에 촬영한 광화문광장과 바로 아래의 광화문역 지하보도. 오전 9시 30분을 전후해 두 지점의 공기를 측정해보니, 야외인 광화문 광장은 초미세 먼지 농도가 1㎥당 123㎍인 반면 지하보도는 130㎍으로, 바깥보다 실내가 되레 높았다. 
이날 본지 취재팀이 출근 시간대인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서울 광화문광장과 시청 앞 광장 일대의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 사무실, 호텔 등을 돌며 고성능 간이 측정기로 미세 먼지 농도를 재 보니 실내 시설 대부분에서 초미세 먼지 농도가 1㎥당 80㎍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경부가 정한 초미세 먼지 농도 '매우 나쁨(76㎍/㎥ 이상)'을 넘어서는 수치다.

특히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과 지하보도의 초미세 먼지 농도는 실외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날 시청역 3번 출구 앞에서 측정한 초미세 먼지 농도는 131㎍/㎥인 반면 시청역 지하 1층 대합실의 초미세 먼지 농도는 125㎍/㎥ 안팎이었다. 광화문역 지하 1층은 130㎍/㎥을 기록해 같은 시각 지상의 광화문광장(123㎍/㎥)보다 오히려 높았다.

초미세 먼지 농도 분류
카페와 식당 등 실내 시설 중에서도 초미세 먼지 농도가 100㎍/㎥을 초과하는 '초고농도' 구역이 많았다.

정부는 고농도 미세 먼지가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 12일부터 비상 저감 조치를 발령하고 노후 경유차 운행 단속, 화력발전소 출력 제한 등을 시행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눈에 띄는 효과를 거두지 못한 셈이다. 국민이 고통을 받는 국가적 재앙 앞에서 정부는 미세 먼지와 싸우는 데 무력한 모습이다. 송철한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는 "정부가 '찔끔' 대책만 내놓으면서 '미세 먼지는 중국 변수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다'고 손 놓는다면 국민 안전에 대한 직무 유기"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15/20190115002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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