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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점점 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지는 것을 바라보며 이 집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집을 통해 제가 어떤 사람인지 서서히 알아가고 있었던 것 같아요. 형식에 나를 맞추는 대신 나를 위한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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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아지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란제리 디자이너 박아름입니다. 일과 휴식을 모두 집에서 즐기는 동시에 삶에 대해 영감을 받아 란제리를 만들고 있기에 집은 저에게 아주 중요한 공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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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늦은 봄, 조용한 동네의 빌라로 이사 오면서 새로운 집을 어떻게 꾸며야 할까 많이 고민했어요. 처음엔 저에 비해 성숙한 집으로 이사 온 것은 아닌지 걱정이 많았지만, 마음을 비우고 서서히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채우며 저에게 맞는 집이 되기를 기다리기로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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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블: 마켓비_BEETAL 사이드테이블
 1인소파: 포홈_1인 2인 감성 소파 모음 7종
■ 암체어: 마켓비_JASMIN/CROSSSTICH 원목안락의자 망고나무 
■ 바구니: 이케아_BELY 해초바구니 4종

거실 구조상 소파를 둘 자리가 애매해 어떤 소파를 둘지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큰 소파는 집 구성원이 많은 경우나 많은 손님을 위한 것이라 나에 포커스를 맞추기로 하고 1인용 암체어를 두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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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파는 이사 오기 전부터 쓰던 소파에요. 지금은 우리집 하얀 강아지가 거의 점령했지만 가격도 괜찮고 전혀 질리지 않아서 잘 산 가구 중 하나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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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틱샵에서 산 주물 램프랍니다. 저는 식물의 풀 색깔이나 오래된 나무 질감을 좋아하는데 이 빈티지 주물램프는 모든 색감과도 잘 어울려요. 한참 동안 침대 옆에 두고 사용하다가 최근에 다시 거실로 옮겼는데 기분에 따라 자주 위치를 바꾸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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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납함: 하이브로우_MILK CHAIR 밀크 체어

2명 이상의 손님이 오면 집에 있는 스툴이나 부엌 의자를 가지고 와 거실에서 수다를 떨거나 바닥에 앉아 과자를 먹기도 해요. 가끔 길고 푹신한 다인용 소파의 안락함이 그립기는 하지만 저 혼자 살기엔 1인용 암체어가 더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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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고개를 빼꼼 내밀면 한강이 보이는 테라스가 있지만, 겨울바람과 낙엽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지금은 폐쇄했답니다. 가을엔 테라스 창문을 통해 새가 집으로 들어와 소리를 빽빽 지르며 119에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할 뻔한 추억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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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보이는 거실 모습. 이사 오면서 거실과 부엌 그리고 침실은 따로 사비를 들여 실크벽지 시공을 했어요. 벽에 겹치는 부분이 보이는 것이 싫어 실크 벽지 시공을 하였는데, 사실 지내다 보니 실크벽지와 합지의 차이를 잘 못 느끼고 있어요. 요즘은 합지를 실크벽지 시공 방식으로 할 수도 있다고 하니 벽지 시공을 생각하시는 분들께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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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한쪽 벽면에는 거울을 두었어요. 거실은 내가 쉬는 장소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책들을 쌓아두고 하나씩 빼서 읽는 재미가 있답니다. 대부분 현관에 거울을 두지만, 집에 나를 맞추기보다 내가 가장 편한 집을 만들고 싶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과 함께 거울에 나를 비출 수 있어서 나갈 때면 기분이 더 좋아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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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청정기: 샤오미_미에어2 공기 청정기
■ 조명: 이케아_RICKARUM 리카룸 탁상스탠드, 화이트

거실에서 현관이 바로 오픈되는 구조라 파티션을 쳤어요. 강아지들이 현관 밖 복도에서 나는 소리에 민감해 짖는 경우를 대비해 파티션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거실에서 현관문이 보이지 않으니 확실히 더 아늑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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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구조상 거실 스위치가 현관 근처가 아니라 소파 쪽에 있어서 현관문 옆에 램프를 두고 나가기 전엔 미리 불을 켜둬요. 밤에는 거의 램프들만 켜두는데 자기 전에 전등을 하나하나 끄고 침실로 들어가는 것이 하루를 끝내는 세레모니가 되어버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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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것들을 붙여두고 싶은 자리가 마땅치 않았던 차에 파티션으로 공간 분리를 하니 새로운 공간이 나타났답니다. 무뚝뚝한 남동생이 휘갈겨 쓴 메모라던가,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과 함께 구둣주걱도 걸어두었는데, 앞으로 계속해서 조금씩 채워나갈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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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 스튜디오의 인센스 챔버는 저처럼 덜렁거리는 성격엔 최고예요. 동물도 키우고 요리도 많이 하는 탓에 가끔 향을 피우는데, 재가 버너 안으로 떨어져서 지저분해질 걱정이 없거니와 강아지들이 다칠 위험이 없어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빈티지한 서랍 박스 위에 스테인리스로 된 모던한 인센스 챔버를 보는 게 또 다른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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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서랍장은 좋아하는 앤틱샵인 bellmoth 사장님께서 쓰시고 있던 것을 거의 뺏어왔어요. 때 묻은 플라스틱 손잡이 위에는 앙리 브레송 각인이 있답니다. 처음엔 작업실에 두고 스와치나 서류를 넣어두려고 구매한 것이라 가끔 작업실에서 서류를 찾으러 거실로 나오고는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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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옆으로는 테이블을 두고 거실과 부엌을 분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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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준비하며 이 집에 살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부엌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에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요리하기 편한 구조와 충분한 조리대 그리고 수납공간이 마음에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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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하면서 큰마음을 먹고 큰 빈티지 테이블을 구매했어요. 시중에 있는 브랜드의 테이블도 많이 찾아보았는데,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 니스칠이 안 되어있는 상판을 찾기 힘들더라고요. 오래된 테이블이라 나사가 아니라 모두 못질이 되어있는 데다가 단순한 선들이 이루어내는 아름다움이 마치 조선 백자같다고 말하면.... 저 좀 변태 같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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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옆으로는 침실로 들어가는 문이 복도처럼 깊게 나 있어요. 입구뿐만 아니라 침실로 들어가는 공간도 복도처럼 되어 있어서 저만의 공간이 깊게 숨어있는 듯해 안전한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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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앤틱샵에서 구매한 빈티지 포스터 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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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에서 침실을 바라본 모습. 시선이 낮게 머무르는 것을 좋아해서 가장 좋아하는 사진을 입구에 두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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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는 낮은 평상형 프레임을 쓰고 있어요. 확실히 침대 높이가 낮으니 집이 더 넓어 보여서 좋아요! 원래는 프레임에 다리가 있었지만, 강아지들이 가끔 신나서 침대 위에서 장난칠 때면 침대가 밀려 층간 소음이 걱정되더라고요. 그래서 아래 카펫을 깔고 다리들은 모두 분리하고 평상만 카펫 위에 올려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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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팟이랍니다. 친구에게 이사 기념으로 선물 받은 빈티지 의자 위에 거울을 올려두고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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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채우는 것보단 몇 가지 내려두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어릴 적부터 엄마가 공간의 한 면은 비워두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뇌리에 박혀 습관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공간엔 어느 정도 감칠맛만 내는 것이 저와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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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의자는 친구가 앤틱거리에서 선물로 사준 것인데 바라보면 볼수록 질리지 않는 라인에 감탄해요. 에이치 스튜디오의 거울 또한 친구에게 이사 선물로 받았는데 처음엔 모던한 느낌이 우리 집과 잘 맞을까 걱정도 했었지만, 수면 등으로 사용하기에도 좋고 씻고 나와 거울을 보기에도 딱 적당한 높이가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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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둔 거울은 5-6년 전 구매한 첫 빈티지 소품이었어요. 저와 함께 하면서 거울이 깨진 적도 있었는데 겉면 조각을 하나하나 다시 맞춰야 해서 수리비만 20만 원이 들었음에도 고쳐서 데리고 있는 소중한 아이예요. 살짝 닳은듯한 느낌도 좋고, 그린그라피제이에서 데리고 온 식물과도 나무색이 더 안정감이 있어서 뒤집어 두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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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는 이렇게 수면등으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사실 벽에 두면 달 모양으로 빛이 반사되는 거울인데, 아직 적당한 장소를 못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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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누우면 의자 뒤에 눕혀둔 그림이 보여요. 처음부터 침실에 두고 싶었던 그림이었는데 에이치 스튜디오의 거울을 두고서야 제자리를 찾은 기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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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옆 바닥은 매일 다른 모습이에요. 잠들기 전에 노트북이라던가 바디크림을 바닥에 밀쳐두는데, 가끔은 그대로도 예뻐서 몇 날 며칠을 두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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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보이는 수납장이에요. 수납공간은 입구에서 안 보이는 쪽으로 숨겨두고 수건과 편하게 입는 옷들, 그리고 계절이 지난 옷들을 넣어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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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에스비 전등 갓은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NNN이 이태원에 있을 때 구매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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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잘 꾸미지 않기 때문에 외출하기 전에 서서 귀걸이나 목걸이를 하는 날은 내가 중요한 사람이 된 느낌이 든답니다. 

집이 점점 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지는 것을 바라보며 이 집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집을 통해 제가 어떤 사람인지 서서히 알아가고 있었던 것 같아요. 형식에 나를 맞추는 대신 나를 위한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어요.

앞으로도 이 집에서 제 자신을 바라보고 인정해주며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아나가는 것들을 즐겁게 바라볼 생각이랍니다 :-) 







출처 :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7574470&memberNo=20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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